작곡가의 의도에 최대한 가깝게 연주하려는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왔는데,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작곡 당시의 악기와 악보를 그대로 복원해서 연주하는 것을 우리는 ‘원전악기’ 연주라고 한다.  수백 년의 세월을 거슬러 같은 음악을 연주하고,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동적인 일인가..

창단 이래 약35년간 한결같이 원전 악기 연주를 연구하고, 연주활동을 이어온 오케스트라 <하노버밴드, The Hanover Band>의 음반이 최근 국내 발매되었다.  클래식 음반사 시샵미디어에서 발매된 <더 하노버밴드>라는 음반으로, 베토벤 교향곡 전곡과 슈베르트 교향곡 전곡, 레오폴드 모짜르트의 ‘장난감 교향곡’,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과 ‘군대 교향곡’ 등 한번쯤은 들어본 유명 클래식 곡들을 담고 있다. 이 앨범은 고악기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음악의 원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인 의미가 큰 음반이다.  모두 19장의 CD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내 온라인 소비자가는 5만원 초반대로, 보통 수입 클래식 음반 2장 정도의 가격으로 부담을 줄였다.

특히 하노버밴드의 연주는 요즘 유행한 새련되고 날렵한 음색과는 전혀 다른 소박하지만, 물 흐르듯이 유연하게 흘러가는 교향곡들은 고음악의 원류는 바로 이런 것이라는 듯한 연주를 들려준다. 이로서 작곡가의 음악적 본질에 한걸음 더 가까이 접근한 음악을 선사해주는 것이다.

하노버 밴드는 영국의 하노버 왕조시대(1714-1830)의 음악을 원전악기로 연주하기 위해 1980년 캐롤라인 브라운이 창단한 오케스트라이다. 멤버 중에는 니콜러스 맥기건(Nicholas McGegan), 앤서니 홀스테드(Anthony Halstead), 리처드 이거(Richard Egarr) 등 이 분야의 최고 아티스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성과 실력이 뛰어난 연주 단체이다.  

지휘자 로이 굿맨(Roy Goodman, 1951. 1. 26~)은 1986년부터 현재까지 원전연주단체인 하노버밴드의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전주의적인 방법으로 지휘해, 개성 넘치는 연주를 이끌어 내며 교향곡이 지닌 고유의 색채를 잘 살렸다.

수록곡: 베토벤 교향곡 전집, 베토벤 서곡 모음집, 슈베르트 교향곡 전집, 모짜르트 교향곡 40번&41번,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직 K.525, 클라리넷 협주곡 K.622,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세레나데 노투르나 K.239, 멘델스존 교향곡 제3번, 4번, 피아노 협주곡 & 바이올린 협주곡, 베버 교향곡 제1,2번, 베버 서곡 모음집, 레오폴드 모짜르트 ‘장난감 교향곡’ , 하이든 교향곡 제31번, 94번 ‘놀람’, 100번 ‘군대’ , 104번 ‘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