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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음반리뷰]‘뜨거운 정경화’ 오롯한 1998년의 도쿄 라이브 - 경향신문 2013년7월11일자
번호 6 등록일 2013-07-15 조회수 4146
역시 정경화다. 그가 쉰 살이 되던 1998년 도쿄 산토리홀에서의 라이브 음반을 드디어 국내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우리가 기억하는 ‘뜨거운 정경화’의 모습이 오롯이 담긴 명연이다. 여전히 날이 선 테크닉이 선명하다. 더불어 정경화 특유의 뜨거운 직진성이 돋보인다. 하지만 밀어붙이는 경향의 연주가 아니라, 응집된 에너지가 듣는 이를 숨죽이게 만드는 ‘고도의 연주’다.

1998년 4월26일과 이틀 뒤인 28일 펼쳐진 두 차례의 실황이다. 모두 두 종의 음반으로 나왔다. 제작사인 일본의 킹레코드사는 ‘정경화, 충격의 도쿄 라이브’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날 연주의 응집력과 청중의 반응을 고려한다면, 그리 과장된 표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26일 실황을 담은 첫 음반에는 슈베르트의 ‘소나타 4번’과 ‘환상곡 C장조’, 슈만의 ‘소나타 2번’,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수록했다. 실황을 그대로 녹음했음에도 연주의 완성도가 매우 높다. 특히 정경화에게 슈만의 소나타는 찰떡궁합처럼 보인다. 슈만 특유의 열정, 낭만을 향한 동경을 한껏 표현하면서도 피아니스트 이타마르 골란(Itamar Golan)과의 호흡에서 한 치 흐트러짐도 없다. ‘문학적 낭만주의’라고 이름할 만한 슈만의 음악성, 그 심연의 상처까지도 더듬는 듯한 거장적 연주다.

정경화의 골수 애호가들은 28일 있었던 두 번째 실황에 더 열광할 듯하다. 첫날 마지막 곡으로 연주했던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첫곡으로 연주하면서 워밍업에 들어선다. 이어서 스트라빈스키의 ‘듀오 콘체르탄테’와 바흐의 ‘무반주 파르티타 2번’, 바르토크의 ‘소나타 2번’, 라벨의 ‘치간느’가 차례로 펼쳐진다. 바흐의 곡을 제외한다면, 정경화가 특별히 애호하는 20세기 레퍼토리들을 선보인 무대다.

이날 연주회 객석에는 마우리치오 폴리니도 있었다. 정확한 표현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이 피아니스트는 이날 연주를 극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바흐의 ‘무반주 파르티타 2번’, 그중에서도 ‘샤콘느’가 압권이다.

올해 일본에서 발매됐으니, 명성에 비해 발매가 한참 늦었다고 해야겠다. 일본에서만 발매하는 것으로 계약했으나, 최근 계약 내용을 일부 수정해 국내 수입·배급이 가능해진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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